(…) (…)

'월거지' 태그의 글 목록 :: 부자아빠의 부동산연구소

안녕하세요? 부자아빠의 부동산연구소입니다. 매일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가끔 허무해질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경제 관련 뉴스나 좋은 선배 투자자님들의 글들을 읽습니다. 그러던 어제 매우 충격적인 내용을 접하였습니다.

바로 '엘사'라는 단어였는데요, 한때 대히트를 친 겨울왕국의 '엘사'는 알고 있었지만 부동산에 있어 '엘사'가 있다고 하는데 그 뜻을 알고 한동안 충격에 빠졌습니다.

'엘사'라는 뜻은 한국 토지주택공사(LH)에 임대주택으로 거주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단어로 LH에서 'L'자를 따와 LH에서 사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단어들이 초등학생들 입에서 나온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실제 사례로 일명 '맘 카페'로 칭해지는 엄마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서 '엘사'라는 단어로 놀린다는 글들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엘사' 뿐만 아닙니다. 아파트가 아닌 빌라에 살면 빌라에 사는 거지라는 뜻인 '빌 거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에 사는 것을 단순히 돈이 없는 거지라며 비하하는 것은 물론, 한국 토지주택공사(LH)의 브랜드인 휴먼시아에 사는 임차인을 비하하며 휴먼시아 거지를 줄여 '휴 거지'라고 부르는 등 실제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부모의 경제력을 보고 비하하기 일쑤라고 합니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 사이에서 정부가 공급하는 주택들, 일명 'LH 아파트'가 놀림과 비하의 대상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실제로 주택 가격이 높더라도 가격과 상관없이 과거 국가에서 공급한 주택들에 대한 성인들의 인식이 우리 자녀들에게 그대로 전가된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 때문에 정부가 공급하는 무주택 수요자들을 위한 정책들(신혼 희망타운, 공공분양 등)이 오히려 누군가의 자녀들에게는 놀림거리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주택소유 형태에 따라 비하하는 단어도 있는데, 월세 사는 거지라는 뜻에 '월 거지', 전세 사는 거지라는 뜻에 '전 거지' 등 은어들을 초등학생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말 놀랄 일이죠..

온라인 등기부등본을 조회해 등기부 등본 상 근저당 설정까지 읽어내 대출이 얼마가 있는지 확인하여 놀린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막힌 세상입니다.

 

실제로 2살과 4살의 딸아이의 아버지인 저의 입장에서 이러한 일들이 남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정해진 급여와 높아지는 집값 때문에 결국에는 우리의 딸들이 누군가에게 놀림받을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아파트 공화국'이 되어버린 우리나라에서 이제는 '공동주택'의 거주가 일반화되어버린 지금은 아파트는 이제 작은 마을이 되었고 이 마을들 간의 시세 차이는 결국, 누구나 알 수 있는 자산의 차이를 노출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2003년 소셜믹스(아파트 단지 내에 일반분양과 임대를 함께 조성) 정책이 도입됨에 따라 재개발 단지는 최대 15%까지 임대아파트 물량이 포함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단지의 브랜드와 가격에 따른 격차뿐만 아니라 같은 단지 내에서도 임대아파트와 일반분양 아파트 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사회갈등이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임대아파트 거주자는 인접한 초등학교가 아닌 한참 떨어진 다른 곳의 학교를 보내라거나, 유치원 통학차량과 초등학교 학급을 따라 편성해달라는 요구들이 정식민원으로 교육청과 학교 등에 접수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비단 이러한 현상들이 부모와 아이들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근본적인 문제로 저는 국가의 주택공급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과거 주택보급률이 현격히 낮았던 시절 공산품처럼 찍어내던 방식의 공공주택들이 현재에도 이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주택의 '양'적인 공급보다는 '질'적인 공급도 같이 고민해야 하는 세상이 온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매우 짧은 시간에 고도로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지만 그로 인해 '세대갈등', '문화지체' 등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것이 현재 정부의 아파트 공급정책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정부가 추구하는 주택공급정책은 서민 실수요자를 위한 저렴한 주택공급이 주된 목적이지만 이제 국민들이 요구하는 아파트는 고급화와 차별화입니다.

과거 주공아파트로 대변되던 공공분양은 저렴한 자재와 부실시공 등의 다양한 문제들로 현재의 국민들에게 아파트 브랜드 중 기피하는 브랜드가 되어버렸습니다.

1군 시공사뿐만 아니라 2군 시공사들 조차 이제는 아파트의 고급화를 추구하며 4세대 아파트가 만들어져 극대화된 주거 편의성, 최첨단 주거환경으로 다른 세대의 아파트와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1군 시공사들을 중심으로  4세대 아파트를 본격적으로 공급하면서 아파트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것입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새 아파트 신드롬’이라 할 정도로 새아파트 선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도 '20세기의 아파트'가 '21세기 국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주택들의 분양가는 비쌀 수밖에 없어 정부의 저가주택공급과 어울리진 않지만 국가가 공급하는 주택들은 정부 공공개발에 사용될 토지를 싼 가격에 미리 매입, 비축해 두었다가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기 위해 2009년부터 시행된 '토지비축제'와 같은 곳들에서 공급이 되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국가가 손해만 보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국민들의 세금으로 싸게 샀던 땅에 공급하기 때문에 최소한 수익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또한, 주택도시 기금과 같이 국민들의 자본으로 행해지는 각종 사업들로 충분히 국가는 수익을 내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정부에서 공급하는 주택 역시 이제는 고급화 전략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만약 정부가 공급하는 '휴먼시아'라는 브랜드가 '자이', '래미안', '힐스테이트' 등 굵직한 1군 시공사들보다 더 높은 상품성과 브랜드 파워를 가졌다면 과연 '휴 거지', '엘 거지' 등의 단어가 생겼을지 의문입니다. 결국, 이러한 것들 모두가 정부의 주택공급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탓이 큰 것입니다.

물론, 과거 주공아파트로 대변되며 절대적인 주택수가 부족했던 시기에 공급했던 아파트들은 우리 서민들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만 절대적인 주택수 공급이라는 양적 공급을 탈피하지 못하고 서민주거안정 목적이라는 미명 아래 단순히 '주택보급률'에만 너무 치우친 잘못도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서두에 언급했던 '엘사'는 우리가 만들어낸 슬픈 자화상이며 앞으로도 바꾸기 힘들 현실입니다. 단순히, 가정교육이 부족해서 부모들이 이상해서라고 못을 박기에는 이미 사회 시스템이 많이 붕괴되어 버린 것 같아 슬픈 현실입니다.

어린아이들의 우상인 '엘사'가 LH 사는 임차인을 비하하는 말로 사용되는 이 현실이 정말 불편하고 속상하지만 앞으로 미래에 이러한 현상들이 바뀌지 않을 것 같아 더욱더 마음이 아픕니다.

글을 쓰는 저 역시도 같은 단지 내에 임대아파트로 거주하는 국민들이 있다면 과연 경제적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똑같은 기준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위선자'라는 생각이 가득해 더욱 불행한 것입니다.

이러한 '국민들 간의 갈등', 일종에 '을'과 '을'의 갈등을 해소할 해결사는 결국, 슈퍼 '갑'인 국가만이 가능할 것입니다.

 

 

좋아요와 구독하기는 글 작성에 힘이 됩니다~^^

 

* 부자아빠의 부동산연구소(네이버 블로그 링크) 이웃추가 및 소통 환영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