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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는 30,40대 그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합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 부자아빠의 부동산연구소

안녕하세요? 부자아빠의 부동산연구소입니다. 요 며칠 동안은 1216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었는데요, 특히, 기존에 주택 보유자들보다 주택을 구입하지 못한 3,40대들의 상실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은 양질의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주요 골자인데요, 왜 이런 상실감들이 나올까요? 

현재의 30,40대들은 기존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뿐만 아니라 5포 세대(3포 세대+내 집 마련, 인간관계), 7포 세대(5포 세대+꿈, 희망)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어려운 세상에서 이러한 어려움을 뚫고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하였거나 계획하고 있습니다.  매일 전쟁터와 같은 출퇴근 시간과 직장 내 스트레스, 육아를 참아내며 말입니다. 더군다나 현재의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와 청년세대 사이에 껴서 위아래로 부양해야 하는 매우 불쌍한 세대인 것입니다. 세금 주도 성장의 피해자인 셈이죠..

아마 저의 이야기로 예를 들면, 이들의 부동산 정책에서 느껴질 상실감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30대 초반으로 두 딸아이의 아버지이자 조금은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외벌이 직장인 입니다. 현재 거주지는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임대로 거주 중에 있으며 주변에서 청약으로 아파트에 당첨되고 많은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신혼부부 특공도 좋은 지역들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번번이 탈락하고 어려운 청약제도와 LTV와 같은 대출규제들을 공부하면서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부모 도움 없이 일찍 결혼해서 외벌이로 돈을 모았던 저는 현금이 약 5천만 원 정도 있었습니다.

신용대출을 사용하더라도 계약금만 지불이 가능했고 더군다나 아이 둘을 키울 생각에는 최소한 34평형은 살아야 하기 때문에 저렴한 분양가더라도 이미 대부분 비쌌고 잔금까지 마련할 자신이 도저히 없었습니다. 원리금 상환을 할 생각에도 매우 부담이 되었습니다.(당시에는 집값 상승이 이렇게 클 줄 몰랐고 중도금을 주담대로 전환 시 시세 상승에 따라 비율이 늘어나는 레버리지에 대한 이해도 적었습니다. 아마 저뿐만 아니라 평범한 분들은 비슷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약은 엄두도 내지 못했고 주변의 다른집을 보더라도 이미 수억 원의 고가 아파트가 되었기 때문에 구입하기 위해서는 당장 3-4억의 현금이 필요습니다. 그래서인지 비빌 언덕이 없었던 저는 더욱더 상실감이 매우 컸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환경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이제는 정착하고 싶은데.. 특공 기준이 되어도 당첨도 안되고 집값 지불능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멀리 외곽으로 가자니 출퇴근에 대한 부담감도 컸습니다.

상실감을 갖고 상담중에 주변에 먼저 청약을 받았던 분들은 대출규제 전으로 집값의 최대 70%까지 담보대출이 가능했기 때문에 저와 같은 소액만 있더라도 가점이 없이 특별공급에 대한 문만 두들기더라도 구입이 가능했었습니다. 불과 1-2년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길래 정부의 말 따라 특공 세대수는 늘어났고 집값은 시세 대비 저렴한데 저한테는 오히려 구입이 어려워진 것입니다.

이러한 상실감속에서 부동산 공부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결국 경매를 시작으로, 짧은 기간 동안 소액으로 돈을 버는 방법을 연구해서 언젠가는 상위 주거지에 정착하고자 하는 작은 꿈이 생겼고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에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바라보면 오히려 대출규제를 더욱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서울의 중위 아파트 가격이 9억 원에 육박하는 와중에 9억 원이 넘는다면 지금의 LTV보다도 더 낮은 대출이 되는 것입니다. 분양가는 인플레에 따라 더욱더 올라갈 것이고 나의 저축액이 늘어나지도 않는 상태에서.. 가점도 낮고 혼인기간이 경과해서 특별공급 조건도 사라지게 될 테고 아이가 없는 경우에는 특공 당첨은 거의 불가능하기에.. 열심히 아끼고 돈 모아서 서울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입니다.

당장엔 아이가 없더라도 아이가 생길 것을 대비해서 최소한 34평형은 살아야 하는데.. 일자리가 많은 중심업무지구의 집들은 비역세권이더라도 대부분 9억 원을 훌쩍 넘어버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외곽으로 나가버리면 출퇴근이 힘들어지니.. 참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 서울의 아파트는 규제로 인해 서비스면적에 따라 실평수가 더 작습니다.

더군다나 필수가전과 달라진 라이프스타일로 인해 1인당 주거면적도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작은 평형의 집을 살수도.. 없고..

* 이전에 작성한 1인당 주거면적 관련 글입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19/10/07 - [부동산이야기] - 평균 가구원수, 1인당 주거면적과 가구당 순자산의 변화로 보는 중ㆍ대형 평수 아파트 전망..

어떤 분들은 그럴수 있습니다. 무슨 비싼 집을 사려고 하냐, 외곽에 싼 집 널렸다, 비싼집을 사는 것이 투기다, 나때는 원룸에서 시작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서울에 직장이 있는 수많은 젊은 세대들은 무슨 죄입니까? 비싼 집을 찾는 게 아니라 집이 비싼 것을.. 더군다나 비싼 신축에 대한 수요는 더욱더 높아만 갈 겁니다. 21세기에 태어난 세대가 20세기의 집에 살라고 하면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참기 어려울 것입니다. '라떼는 말이야'는 이젠 잠시 접어두십시오. 

어렵게 취업하고 결혼해서 맞벌이 하며 아끼고 아껴서 내 집 마련 후에 자녀계획을 하려면 많은 30대들은 대출규제에 상실감이 더 클 것입니다. 더군다나 아이를 낳는 순간 외벌이가 되어버려 가구소득이 떨어지면 당장에 생활이 어렵기 때문입니다.개인의 소득 수준에 맞게 대출을 규제하면 될 것을.. 왜 자꾸 지역에 한정 지을까요?

이렇듯 주택구입이 어려운 30,40세대뿐만 아니라 이미 주택을 구입한 30,40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렵게 작은 평수에 집을 마련해서 자녀들이 성장하면 이사계획을 준비했을 텐데 대출까지 줄어들면 더 넓은 평형의 집으로 갈아타기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오히려 정부가 의도한 서울 강남 집값을 잡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높이겠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로는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이른바 실수요자들인 30, 40대가 직격탄을 맞게 된 것입니다.

더군다나 어렵게 주택을 구입한 세대들은 생활도 빠듯한데 공시지가 상승에 따라 높아만가는 집값에 세부담도 클 것입니다.


정부가 15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초고가' 아파트로 규정한 것도 매우 아이러니합니다. 고소득 직장을 다니는 맞벌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소득을 벌어 들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중 연봉 1억 이상의 근로자가 약 45만 명이라고 하면 그 수가 적진 않아 보입니다. 여기에 개인사업이나 자영업과 같이 근로 외에 소득이 높은 수요자들까지 포함한다면 실수요자의 폭은 생각보다 클 것입니다. "실수요자가 자기 소득 수준에 맞춰 살고 싶은 집을 사려는 게 죄가 되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까닭입니다. 그들에게 수억 원의 주담대는 큰 부담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을 억제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아 보입니다.

기존에 9억 원 이상의 고가주택이 이제는 서울의 중위 가격 수준의 평범한 아파트가 되자 이제는 15억 원이라는 기준으로 '초고가주택'이라는 개념을 정립해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이미 그전에도 고가주택의 수요는 일반인이 아니었습니다.. 대출규제에 가장 큰 피해자는 고가주택에 대한 수요자가 아니라 평범한 서민들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대출은 개인의 신용과 능력에 맞추어 실행하면 되고, 지역별 주택 가격의 차이는 결국 수요가 만들어 내는 것이기에.. 시장논리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접근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하겠습니다. 행정구역 차이로 대출이 다른 현상황.. 저만 불편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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